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되면 허약한 아이에게 보약 한 첩 먹여야 하나 고민하게 돼요. 큰 아이가 두돌 즈음 되었을 때 처음 한약을 먹였었어요. 밥을 잘 먹긴 하지만 워낙 마르기도 했고,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 건강하던 아이도 감기에 잘 걸린다기에 미리 건강을 챙겨주자는 마음이었죠. 잘 챙겨 먹이니 신기하게도 그해 겨울과 봄까지(어린이집에 가기 전까지 ㅜㅜ) 감기로 고생을 덜 했었어요.
저희 아이처럼 보약 덕을 보는 엄마들이 많지요? 하지만 효과를 못 보는 아이도 있고 반대로 부작용이 생기는 아이들도 있지요. 한의원에 가기 전에 엄마가 먼저 알고 먹이면 효과가 배가 될 보약 상식을 알아보아요.
보약은 말 그대로 몸을 보하는 약으로 아이의 몸과 마음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언제든지 먹일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는 돌 전후로 해서 먹이는데 그렇다고 정해진 나이가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한의원에서도 나이보다는 아이의 상태에 따라 처방을 하지요.
돌 무렵 걸음마를 떼면 아이의 활동량은 급격히 늘어나요. 이전과 같이 모유와 분유, 이유식만으로는 늘어난 활동량을 따라잡기 어렵지요. 활동량에 비해 에너지가 모자라면 기혈이 소진되어 잔병치레가 잦을 가능성이 높으니 이때 보약을 먹이면 효과적이지요.
제 큰 딸처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의 입학을 앞두고 있을 때 면역력 향상을 위해 보약을 먹이면 좋아요. 단체생활을 하면 어쩔 수 없이 전염성 질환에 시달릴 확률이 높아지잖아요. 또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건강에 소홀해질 수도 있거든요. 엄마가 미리 면역력을 위해 챙겨주면 좋답니다.
또 몸의 기운이 떨어지는 때를 살펴 보약을 먹으면 좋아요. 아이마다 기력이 떨어지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아이가 언제 기력이 저하되는지 살펴보세요. 무더운 여름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빠지는 아이, 잦은 감기로 기력이 약해지는 아이, 일교차가 클 때 피로감을 쉽게 느끼는 아이도 있어요. 보약은 언제 아이가 지치는지 잘 살펴 그전에 먹이는 것이 좋아요.
아이가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 엄마들은 보약을 먹이려고 하지요. 그러나 감기를 앓고 있거나 열이 있을 때 보약을 먹이면 오히려 증상을 부추겨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어요. 보약은 아이가 건강할 때나 질병 치료 후에 먹이는 것이 가장 좋아요. 특히나 감기 등으로 소화기능이 떨어졌을 때는 피하도록 하세요. 예방접종 후에는 2일이 지나고 먹게 하고, 일반 주사를 맞은 경우 8시간, 양약을 먹을 경우에는 약을 먹은 후 30분 정도 후에 먹이는 것이 좋아요. 양약과 한약을 동시에 먹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이 있는데 한 가지 증상에 대한 양약과 한약의 처방을 동시에 받은 것을 피하면 돼요.
기름에 튀긴 음식, 밀가루 음식, 탄산음료, 인스턴트식품, 유지방이 많은 음식, 각종 군것질은 피하는 것이 좋아요. 아이가 한약을 거부할 때는 무리해서 억지로 먹이지 말고 아이가 조금씩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최근에는 아이들이 먹기 쉽게 증류된 맑은 한약도 있으니 한의원과 상담할 때 문의해 보세요.
저도 어렸을 때 한약을 먹고 부쩍 살이 올라 한약 부작용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요즘에도 한의원에 와서 엄마들이 가장 먼저 물어보는 말이 소아비만에 걸리지 않을까하는 말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한약재 중에는 칼로리가 높은 성분도 없고 살이 찌게 하는 물질이 들어가지는 않아요. 보약을 먹으면 컨디션이 좋아지고, 식욕과 소화기능도 좋아지기 때문에 잘 먹게 되는 거랍니다. 잘 먹는다고 이것저것 먹일 것이 아니라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지요.
보약도 약이라서 부작용이 있는 경우도 있어요. 복용 중에 아이가 훨씬 피곤해하거나 열이나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현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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