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임신 소식을 들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임신성 질환으로 진단을 받으면 정말 속상해요. 뱃속의 아이도 걱정이고 엄마도 힘들어 증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훨씬 조심스럽거든요. 여러 임신성 질환 중에서 전체 임신의 4~8%를 차지하는 임신중독증은 임신과 연관된 모성 사망 원인의 세 번째 원인이 될 만큼 위험성이 높아요. 그래서 산부인과 의사들 사이에선 일명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이라 불리기도 하지요.
(photo : kristen_lisa)
임신중독증은 임신 중에 발병하고 출산 후에 사라지는 임신성 고혈압 질환의 하나로 주로 임신 중기에 발병해요. 태반으로 피가 잘 흘러들어가지 않아 태아가 제대로 크지 못하고, 심한 경우 태아가 사망할 수도 있어요. 초기에는 단순히 혈압만 오르지만, 질환이 진행되면서 온 몸이 붓고 소변 양이 줄어들며 머리와 윗배가 아프고 눈앞이 흐릿해지는 증상 등이 나타나기도 하지요. 증상이 심해지면 간기능 장애 혈소판 감소증 등도 올 수 있다고 하니 정말 무서운 질환이네요!
더 무서운 일은 이 병을 알아차리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에요. 단백뇨나 고혈압이란 것이 뚜렷한 신체 증상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많은 임신부들이 별다른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해요.
하지만 임신중독증이 발병하는 원인은 지금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어요. 비만과 당뇨병 같은 체질적 요인, 칼슘, 마그네슘, 아연섭취 부족과 같은 환경요인을 비롯해 유전적요인과 스트레스, 35세 이상의 고령임신, 다태아 등으로 추정되는 정도지요. 발병 원인이라도 알면 조심하면 될 텐데 그렇지 않아서 고위험군에 속하는 임신부들은 임신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조심해야 해요.
임신중독증의 치료는 분만이 최우선이에요. 임신이 끝나야만 임신부 상태가 호전이 되기 시작하는 거지요. 그래서 상태가 안 좋아지고 태아의 폐 성숙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조기 분만을 하기도 해요.
임신중독증이라고 진단을 받았다면 임신부는 자신의 몸 상태를 잘 관리해야 해요. 편하게 생각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예기치 않은 응급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임신부와 태아 모두 위험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만약 병의 상태가 심각하다면 응급 제왕 절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담당 의사의 지시에 따라 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합니다.
안타깝게도 임신중독증은 원인도 불분명하고 예방법도 없어요.
임신 전에 몸의 상태를 파악하는 산전검사를 통해 산모가 건강한 상태에서 임신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에요. 또 정기적으로 산전 진찰을 빠뜨리지 말고 받아야 하고요. 산전 진찰 시 임신중독증 진단을 위해 혈압을 측정하고 단백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소변검사를 올바르게 받는 것 잊지 마세요!
또한 적당한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으로 철저한 체중관리를 하는 것도 필요해요. 임신을 해서 식사조절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워요. 저도 둘째 임신했을 때 임신성 당뇨로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했었는데, 체중 조절하는 것이 어렵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더라고요. 임신 중기 이후로는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지 않도록 조심하고, 산책 등 좋아하는 운동을 알아두는 것이 좋답니다. 또,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신장에 무리를 줘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에 염분 섭취량을 줄이는 것도 필요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산전 검사에서 임신중독증이라고 판단되면 적절한 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에요. 임신중독증이어도 담당 의사와 함께 꾸준히 관리하면 큰 무리 없이 순산을 할 수 있으니까요. 예방이 가장 좋겠지만, 혹시나 지금 임신중독증으로 고생 중이시라면 겁내고 위험한 생각보다 즐겁고 유쾌한 방법으로 이겨내는 길을 남편과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